No118
글쓴이eunja
등록일2002/9/18(수)
수재민 특별재해지역 지정 무의미  
경북일보 - [2002.09.17]  
 
대부분 빚더미…담보여력없어 융자 엄두못내  
“이젠 정부 보조를 받더라도 못 일어섭니다.

이미 빚더미에 싸인 마당에 더 이상의 융자는 꿈도 못꿉니다.


서재덕(42·상주시 모동면 신천리)씨는 이번의 태풍 피해로 거의 숨도 쉬지 못할 정도로 가슴이 답답하다.

지난 98년 호우로 그는 1천200여평의 포도밭이 자갈밭으로 변했다.

이 노지 포도밭이 겨우 복구가 된 직후인 지난해 1월에는 사상 유례없는 폭설이 내려 1천600여평의 포도 하우스가 폭삭 내려앉았다.

이후 쓰레기를 치우고 시설을 새로 설치하는 과정에서 이미 4억여원의 빚을 안게 됐다.

금융기관의 대출로 겨우 한 숨을 돌릴 찰나 이번에는 태풍 루사가 그의 노지 포도밭 5천여평과 하우스 3천여평을 쓸어가 버렸다.

4년간 3번의 재난을 당한 그에게 이번의 특별재해지역 지정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정부가 주택과 농지 피해에 대해 40~45%의 보조를 해준다고 하지만 나머지는 모두 융자에 의존해야 하기 때문이다.

융자는 연리 3%에 5년거치 15년분할 상환 등의 호조건이지만 이미 담보여력이 없는 그에게는 무용지물이다.

이 때문에 이번에 4억여원의 피해를 입었으나 2억여원 이상은 고스란히 그가 해결해야 할 몫이다.

상주시에서 이번에 가장 큰 피해를 입은 모동면 관내에는 지난해 폭설과 이번 태풍 피해로 2회 이상의 자연재해를 당한 250여 농가들은 물론 경북도내 피해농가 대부분이 서씨와 같은 입장이다.

도내 대부분의 농민들은 이번에 특별지원이 되더라도 기존의 ‘농업경영종합자금’ 대출 담보를 떠 안고 있어 새로운 담보물건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 달의 호우피해로 인해 5천5천여만원의 정부융자가가 책정돼 현재 신청을 받고 있지만 영세농가들에겐 ‘그림의 떡’이 되고 있다.

경북도 이승재 농업기반과장은 “이번의 태풍 피해로 약180억원 정도의 융자가 책정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미 대부분의 농가들이 기존의 대출을 가지고 있어 융자신청을 거의 하지 못할 것으로 본다”며 “정부의 특단의 대책이 없는 한 농가들이 이 난국을 헤쳐나가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전국농민회 경북연맹은 이런 상황이 닥치자 16일 오후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정부에 농업재해보상법 제정을 강력히 요구하기로 했다.

전농경북연맹의 한 관계자는 “이런 재해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특별재해지역으로 선포되도 이런 실정인데 앞으로의 재해를 모두 특별재해로 선포할 수도 없기 때문에 농업재해보상법 제정 등 특단의 조치가 없이는 재해 농민이 살 길은 없다”고 말했다.

류상현기자  
ryoosh@kyongbuk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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